-. 새벽을 지나 아침으로 오는 시간 속에
여명은 따뜻함을 데리고 온 것인가.
바람 많은 어제는, 어둑한 늦은 시간에 외출하여 내도록 쏘다니다가
아주 오랫 만에 네모난 사각형 틈으로 노르스름하게 불빛이 새어나오는 그 집을 방문하여 밤늦도록 담소를 하였는데.
나이 차이와 무관하게 우리는 몸에 밴 자세마저 닮았다.
찻 상을 사이에 두고 똑 같이 무릎을 꿇은 채( 참으로 편한 자세임)
온갖 책을 꺼내어 함께 들여다 보면서, 혹은 똑같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마주 보면서
지난 시간의 일들과 지금의 일들과 앞으로의 일들에 대해 설레임과 두근거림으로 말들을 하느라...
삼십만 가량의 것들을 필요한대로 사용하시라 했는데 곧바로 실행에 옮겨 스스로에게 필요한 것으로 갖추고 있었고
그새 마련한 새로운 것들을 꺼내어 모두 보여준다.
영원히 갈 수 있을까. 그 여인과의 인연, 잠시 스치지만 중요한 계기와 전환점을 주는 인연일까.
받은 것은 몹시 많고, 나는 아마도 그녀를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세월이 많이 흐른다하더라도.
어디든 함께 하자고 한다.
바람에 너울대는 촛불의 그림자같은 내 성정과 달리
안온과 심열을 주는 사람.
목으로 휘감기는 깊숙한 겨울 바람을 안고 방안에 들어온 어제 밤에는
겨울이란 것이 주는 感.
스산하고 춥지 않으며 빈 마음이 되어가고 있음이다.
한 점의 그림을 들여다 보며
그 그림 속의 것들과 똑같아지는 가슴으로 고요히 앉아 있었다.
온갖 경계의 어느 지점에 닿을 듯 말듯
그 붉고 큰 꽃잎들은
새벽인지 밤인지, 몽환인지 무아인지, 안개인지 빗물인지, 처연인지 무심인지
아련하고 아득한 먹빛 같은 여백 속에서
아슬아슬하고 안타깝게
깊게 흐르는 물위로 닿을 듯 말듯,
떨어질 듯 말듯
매달려 있는 것이다.
언제일까.
언젠가 낙화하여 흐르는 물우로 떠다니다 멀어져간다해도
저 그림보듯 바라보아야하겠지.
멀리 멀리 물길을 따라 그림속의 여백 속으로 녹아드는 장면을.
해마다
모란이 뚝뚝
떨어지더라도.
여명은 따뜻함을 데리고 온 것인가.
바람 많은 어제는, 어둑한 늦은 시간에 외출하여 내도록 쏘다니다가
아주 오랫 만에 네모난 사각형 틈으로 노르스름하게 불빛이 새어나오는 그 집을 방문하여 밤늦도록 담소를 하였는데.
나이 차이와 무관하게 우리는 몸에 밴 자세마저 닮았다.
찻 상을 사이에 두고 똑 같이 무릎을 꿇은 채( 참으로 편한 자세임)
온갖 책을 꺼내어 함께 들여다 보면서, 혹은 똑같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마주 보면서
지난 시간의 일들과 지금의 일들과 앞으로의 일들에 대해 설레임과 두근거림으로 말들을 하느라...
삼십만 가량의 것들을 필요한대로 사용하시라 했는데 곧바로 실행에 옮겨 스스로에게 필요한 것으로 갖추고 있었고
그새 마련한 새로운 것들을 꺼내어 모두 보여준다.
영원히 갈 수 있을까. 그 여인과의 인연, 잠시 스치지만 중요한 계기와 전환점을 주는 인연일까.
받은 것은 몹시 많고, 나는 아마도 그녀를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세월이 많이 흐른다하더라도.
어디든 함께 하자고 한다.
바람에 너울대는 촛불의 그림자같은 내 성정과 달리
안온과 심열을 주는 사람.
목으로 휘감기는 깊숙한 겨울 바람을 안고 방안에 들어온 어제 밤에는
겨울이란 것이 주는 感.
스산하고 춥지 않으며 빈 마음이 되어가고 있음이다.
한 점의 그림을 들여다 보며
그 그림 속의 것들과 똑같아지는 가슴으로 고요히 앉아 있었다.
온갖 경계의 어느 지점에 닿을 듯 말듯
그 붉고 큰 꽃잎들은
새벽인지 밤인지, 몽환인지 무아인지, 안개인지 빗물인지, 처연인지 무심인지
아련하고 아득한 먹빛 같은 여백 속에서
아슬아슬하고 안타깝게
깊게 흐르는 물위로 닿을 듯 말듯,
떨어질 듯 말듯
매달려 있는 것이다.
언제일까.
언젠가 낙화하여 흐르는 물우로 떠다니다 멀어져간다해도
저 그림보듯 바라보아야하겠지.
멀리 멀리 물길을 따라 그림속의 여백 속으로 녹아드는 장면을.
해마다
모란이 뚝뚝
떨어지더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