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음악 14

롹삘 충만한 어둠 그 별빛에서부터 애원까지

내 오랜 낡은 수첩 빛 바래진 종이 위에분홍 글씨 그대 이름내게 남아선 안 되는 그 뒷모습 따라가 보는 엄마 잃은 아이처럼그대 손을 놓쳐 버린 그 거리를 나 기억 못하네많은 시간이 흘러서 우리 살아가는 작은 세상몇 바퀴를 돌아 그대가 내 삶의 시작이었다는뒤늦은 고백도 갈곳이 없네어쩌면 어김없이 지나는 가을 그 긴 옷자락가려지는 슬픈 얼굴 서로 서로 비밀이 되가네혹시 시간이 지쳐서 우리 살아가는 동안 다시 만날 수 있다면그대가 내 삶의 끝이 돼 주기를 바라는 내 사랑 보여주겠네먼 옛날 눈물로 지새던 밤 그대 기억도 못할 약속 가슴에 남아혹시 시간이 흘러도 우리 살아 있는 동안다신 볼 수 없다 해도 그대의 태양이 다 지고 없을 때말없이 찾아가 꽃이 되겠네내 사랑 영원히 잠드는 잔디 위에 꽃이 되겠네 꽃/이승환

세상음악 2014.06.29

Muse / Exogenesis: Symphony Part 3 (Redemption)

우여곡절 많은 안타까운 그들의 삶. 인생은 영원할 수 없기 때문에 남겨진 시간은 이제 얼마 없다. 어떤 순간이 오자 남자는 시간을 멈추려고 시계추를 붙잡고 안간힘을 쓰지만. 남자는 흐르는 세월을 막아보려 시계추를 붙들고 울지만. 남자는 먼저 세상을 떠나고 병든 여자가 눈을 감는 순간 남자의 영정 사진이 내려지고 시계추는 12시를 가리키고 이들의 인생은 막을 내린다.

세상음악 2013.04.21

겨울산의 진달래

양병집, 전인권과 정태춘에 이어 그가 발굴했다고 하는 그녀 담백하고 깨끗한 모던 포크 그저 한껏 풀어진채 푸념같이 늘어놓는 듯하고 술에 취해 아무데서나 주저앉아 불러도 함부로 대할 수 없는, 기묘한 비주얼과 분위기 스스로 작사 작곡 노래함으로써 특히 노랫말 속에서 곡절있는 사연이 추측되고 이런 곡에 간접적 직접적 감정을 대입하는 사람들. 누군가가 올린 동영상이 있길래. 너의 집 앞을 맴돌다 사랑에 만취되어 우는 난 주정뱅이 하늘을 흐르는 구름처럼 흐르고 흘러도 너에게로 그렇다 할 소원도 너에게 약속한 바램도 못 이루고서 하루종일 잘난 척 하다 보낸 오늘을 또 나는 후회해 작은 기대 하나 이룰 수 있는 반 시간만 내게 있었다면 똑 같은 이유로 널 괴롭혀 떠나게 하진 않았을텐데 그립다 네게 말하면 너 내게 ..

세상음악 2013.01.17

멀리 있는 빛

8분 38초, 김영동님이 김영택 시인의 시에 이렇게 곡을 입힌 것이다. 1968년 6월 16일에 교통사고로 사망한 김수영시인의 죽음을 추모하고 그리워하고 자신의 처지를 자조한, 멀리있는 무덤. 그들 시인의 사연과 시詩. 그리고 김영동님의 찐한 읊조림. 유난히 눈이 많이 왔던 2012년 12월과 2013년 1월에 이은, 이 겨울에 내 눈길이 아득하게 머문다. 멀리 멀리 보이는 저 흰 눈과 눈덮힌 무덤과 겨울 풍경에. 멀리 있는 무덤 金洙暎 祭日에 6월 16일 그대 제일(祭日)에 나는 번번이 이유를 달고 가지 못했지 무덤이 있는 언덕으로 가던 좁은 잡초길엔 풀꽃들이 그대로 지천으로 피어 있겠지 금년에도 나는 생시와 같이 그대를 만나러 풀꽃 위에 발자국을 남기지 못할 것 같아 대신에 山 아래 사는 아직도 정결..

세상음악 2013.0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