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가까이
조금 가까이
가까이
멀리서 보았을 때는 그저 한 마리의 잠자리였는데
지금 사진으로 들여다보니 몹시도 고단하고 남루한 모습으로 숨을 이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고 보니 저 놈이 앉은 곳도 하필이면 죽정이가 다 된 물풀이다.
맑은 물에 떠내려가던 깨끗한 잠자리도 있던데.
지나름 열심히 살았거나 그렇게 할 수 있는 앗쌀함은 없었던게지.
저 잠자리는 예전 모습으로 돌아갈 수 없음을 스스로 알까.
이상하게도 그 곳은, 탁하고 개운치가 않다.
오늘 일련의 그 장면을 바라보면서 오히려 차분하고 싸늘해진다.
고단하고 남루한 숨을 몰아쉬는 사람들, 아파들하는구나.
짙은 가을볕이 눈부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