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삶의미각

달 빛 묻은 진달래

uoooooc 2013. 3. 28. 03:33

(서쪽 하늘에 달이, 저 달이 스스로 달빛에 감겨.

집중해서 올려다보면 섬세하게 꿈틀거리며 점점 부풀어간다. 

똑 같은 크기. 그러므로 흔들린다고 해야하나.)

달이 흔들리고 있다.

이 시간 저 달은 금빛으로 줄줄 흐른다.

세상의 온갖 사물과 무관하게 

오늘 만큼은 스스로 달빛으로 감겨,

오늘 만큼은 저 달이 내 것인양.   

눈을 반쯤 내리깔고 달이 묻는다. 지금 느낌, 어때?

눈에 보이는 저 달에 시달리는 내 심정을 입 안 가득히 물고 나는 어떤 말도 할 수가 없었다.

행복, 사랑. 이 단어를 남용하지 않고, 그래서 함부로 사용하지 않는데 말이야.

행복하고 황홀하고 아름답지만 눈물겹네. 달은 내게 그렇다. 사랑이다. 

스물 네시간 전 새벽 세 시 무렵에 왕복 사십여분간동안

달은 기슭의 진달래들이 각혈하는 것을 알았을까.

지금 느낌이 어때라고 또 묻는다면, 아무 말 없이 각혈을 할 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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