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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기젖은 시간에

인생은 사람을 만나고 헤어지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사람을 만나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오늘은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이 있음으로 해서 生을 쉽게 보는 오만에서 벗어날 수 있고 나를 울리는 사람이 있음으로 해서 인생의 의미를 보다 깊게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고 익숙해진 것에 대한 가벼운 마음을 조심해야겠다고. 일을 하다 잠시 눈을 돌리니 누군가가 찍은 사진이 책상 위에 있습니다. 나의 모습이 보입니다. 문득 서산대사가 묘향산 원적암에 있을 때 자신의 영정에 쓴 글귀가 떠오릅니다. 八十年前 渠是我, 八十年前 我是渠 팔십년 전에는 저것이 나이더니, 팔십년 후에는 내가 저것이로다. 새로운 역할을 향해 떠납니다. 돌아보니 勞而無功 애써되 이룬 것은 없습니다. 취하려하기 보다는 차라리..

썰/삶의미각 2015.05.10

올해 처음 본 진달래

오늘 3월 25일 수요일 8시 25분 경. 출근하여 주차하면서 눈을 들어 올려다보니 마주한 산 언덕의 한 한 귀퉁이에 분홍색 진달래가 보였다. 두 무더기. 올해 처음 본 진달래. 작년 이 맘때 쯤에는 흐드러진 목련꽃도 보고 개나리 더미도 보았는데 개나리는 지난 주에 덤덤하게 바라본 본 기억이 나고 노상 설레어하는 진달래를 지금에사 보다니. 수초간 인지하고 건물 안으로 빨리 뛰어들어갈 수 밖에 없었다.

썰/삶의미각 2015.0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