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그리 오래되지 않은 시간, 약 4주전인가.
우리나라에서 몇 손가락 안에 꼽히는 사진작가 RTY님과의 대화 중,
왜 사진을 찍느냐는 질문에 대한 나의 대답이 생각나는 지금이다.
약 1 여년 전에 화두삼아 스스로에게 질문을 했었지만, 당시에 대답을 못했다.
그랬었는데, 세월이라는 것이 조금 흐른 후, 나는 이렇게 대답을 했다.
'처음엔 영문모르고 '막연한 좋음'으로 사진기를 손에 들었지만, 이제는 애愛와 증憎때문에 사진을 찍습니다.' 라고.
그 분은 가만히 듣고 있더니 그 부분에 대하여 추가적인 질문을 하지 않으셨다. 다행스럽게도.
만약에 그에 대한 진도가 더 나갔다면 나는 뭐라고 얘길했을까.
누군가가 또 물을 것이다. 누군가가 아니더라도 내가 스스로에게 물어야할 것이다.
애와 증에 대한 이해. 이 한 문장을 들고 저 창문 밖으로 나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창문도 아니고 나무도 아니고 이파리도 아니고 무채색의 계조도 아니고.
하염없이 보긴 보는데 보이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 손꼽힌다라는 것을 강조하는 내 마음의 근원은 애와 증을 오가는 이유때문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