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영상

흐린 눈

uoooooc 2013. 6. 23. 21:16

 

 

검은 옷을 입은 여인이 힘 없는 손으로
옷깃을 모아 잡고 있다.
고개를 갸웃한 모습에서 망설임이 느껴진다.
이제 어디론가 떠나려는 걸까?
아니면 누군가를 기다리는 걸까? 
눈동자가 없는 눈은
눈물로 가득 찬 듯이 보인다.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는 이야기를
가슴에 담은 채 속술을 마신 여인인지도 모른다.


가 그린 그의 여인. 
그는 그녀를 그릴 때마다
그녀의 표정 속에서  망가져가는
자신의 모습을 언뜻  보았을지도 모른다.


왜 나의 눈동자는 그려 넣지 않나요라는 물음에
너의 영혼을 다 알게 되면 눈동자를 그려줄께라고
대답하던 그.


세상 어느 곳에도 안주하지 못하는 보헤미안의 말은
사랑하는 연인의 마음을 많이 아프게 했을거다.


가난하고 방탕했던 천재
날마다 술을 마시며  최음의 도취 상태에서 무의식의 세계를 탐닉했던 예술가였다.
그가 폭음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그녀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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