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삶의미각

유리창 밖으로 보이는 따뜻한 볕을 바라보며

uoooooc 2012. 11. 16. 11:34

함께하고 싶은 사람과,

꼭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나를 하마 기다리는 시간이 있다면,

아마도 가속도가 붙어서,

어떻게든 가능할 것 같아.

 

1초에 연필선을 한 번씩 긋다가

1초에 연필선을 다섯 번을 긋는 이가 있고

1초에 연필선을 백번처럼 긋는 이가 있다.

다가올 시간에 대한 희망은 그 결과처럼 가능한 일이다.

 

주말에 비가 온다고 했던가.

내일. 오늘 밤.

지금으로 봐서는 화창하기만한걸.

 

새벽 4시에 알람을 하고

새벽 5시 20분을 지나

새벽 5시 45분에 시동을 걸고

올려다보는 3층 처마 밑으로 하얀색 형광불빛이

창백하게 새어 나오고

캄캄한 시간에

언덕길의 골목길 같은 곳을

후진하여 희미한 골목길을 빠져나와

기차역으로 향했다.

검은 털목도리를 목에 감고

에스컬레이트를 빠르게 뛰어올라가던

키크고 가느다란 뒷 모습을 바라보다가.

 

되돌아오는 길은

아직도 캄캄한 새벽

정신줄이 팽팽하게 당긴다.

 

밤 11경이면 잠이 들고

새벽 3시 경에 깨어나

새벽 5시 15분 쯤이면 자리에 앉아

하루의 새벽과 아침과 낮과 밤을

놓치지 않고 모두 살아가는 거.

 

그 시간에 깨어 움직인다는 거

거리를 걷는다는 거

버스를 타고 창 밖을 내다본다는 거

계단을 오르내린다는 거

복도를 뚜벅뚜벅 걷는다는 거

대중 속의 소음을 내칠 수 있다는 거

타인들에게 인간이 아닌 듯이 여겨진다는 거

자신을 극복한다는 거

24시간 중 네 시간만 잔다는 거

정신이 깨끗하다는 거

반듯하게 걷는다는 거

온갖 더러움에 물들지 않는다는 거

입체적으로 사유할 수 있다는 거

자신에게 철저하다는 거

생의 희노애락을 이해한다는 거

 

어제보다는

그저께보다는

오늘은 공기가 찹지 않고

지금 내 자리에 앉아서 바라보는 창 밖의 풍경은 평화롭고 따뜻하다

시간이 참 빨리간다

바쁘게 움직여야 할 것 같다

 

새벽형 인간

새벽의 그 시간이 주는 쾌감이 어떤건지 알 것 같다

시간,

거리,

공간,

적요함.

 

떠밀려오는 온갖 것들에

휩쓸려 떠밀리지 않고. soon...

 

 

 

 

 

 

 

 

' > 삶의미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두번째 눈이 온 날  (0) 2012.11.26
달을 따라  (0) 2012.11.23
저 산에 눈이 하얗게 왔어요  (0) 2012.11.14
11월 9일  (0) 2012.11.09
경계  (0) 2012.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