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삶의미각

오늘 하루도

uoooooc 2012. 10. 25. 02:56

하루라는 틀, 신이 인간에게 준 자유이기도 하고 구속이기도 한 하루라는 선물. 내게는 선물이다.

그런데 요즘에는 사실 잠들기가 좀 두렵다. 왜냐면 잠자는 동안에시달리니까.

신체나 감정을 혹사하면 피곤해서 나가떨어진다고 하지. 어제 밤에는 곤하게 잤다.

그런데 새벽에 깼다가 다시 잠들었을 때는 가수면상태로 시달렸다.

내 심장에 불이 붙어서 활활타고 있구나, 지글지글이 아니라 활활. 아파서 깨어나고 싶은데, 몸은 일어나지 못하는 시달림.

몸은 잠이 들었는데, 의식이 깨어있는 것인지. 의식은 잠자려고 하는데, 몸이 괴로워하는건지. 

불현듯 금년 8월에 연수간 곳, 그 곳 잠자리에서의 악몽이 되살아난다.

개꿈 같은 꿈, 꿈에서 처음 본, 그 여자 얼굴이 아직도 기억나다니.

앞트임 뒷트임으로 성형한 눈까풀에 어깨까지 오는 검은 생머리, 중년 특유의 풍만한 알몸으로 비스듬히 기대어 오는데

내 몸을 압박해오는 여자가 가까이 다가올수록 내 숨이 끊어지는 것 같았다. 밀어내느라고 죽도록 신음하며 고통스러워 했건만.

옆자리의 여인들은 잠들어서 아무것도 모르고. 그건 꿈하고는 달랐다. 이상하고 생생하고 차갑게 소름돋는데 지금 한 숨이 다 나온다. 그 날 이후

일주일간의 연수 중에 며칠간은 잠을 안잤다. 잠들면 또 그렇게 될까봐. 망할, 왜 뜬금없이 눈, 코, 입매 등등 얼굴까지 다 보여주는지 모르겠다.

꿈인지 가위눌림인지 뭔지. 하여간 토할 것 같은 징그러움이었다. 좀비 영화보다 더 징그럽다.

그런데  이 글을 쓰면서도 내가 왜 이렇게 독하고 날이 선 글줄을 나열하고 있는지 스스로 우려가 된다.

 

읽다가 덮어버리는 책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