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삶의미각

청산도가 가고 싶었던, 서편제 때문에..

uoooooc 2011. 8. 11. 12:52




오래 전에 본 영화.
5박 6일 여행 중 남도를 스쳐지나가면서 꼭 가고 싶은 곳 청산도, 서편제 속의 恨의 실체를 따라가보고 싶었다.

오로지 소리를 위해 딸 송화의 눈으 멀게 한 유봉의 변-
 " 서편제는 말이다. 사람의 가슴을 칼로 저미는 것처럼 한이 사무쳐야 하는데 니 소리는 이쁘기만 하고 한이 없어.사람의 한이라는 것은 한평생 살아가며 응어리지는 것이다. 살아가는 일이 한을 쌓는 일이고, 한을 쌓는 일이 살아가는 일이 된단 말이다."

영화 서편제의 압권은 송화와 동호가 어느 무명의 주막에서 해후하고 판소리로 대화하는 장면이다. 
송화가 아비를 꼭 빼다 닮은 북장단에 오라비라는 것을 눈치채는 장면부터...
차마 필설로 형용할 수가 없는...장면이다.

먹물을 갈아 흰 천을 먹색으로 만들고, 그 먹색의 천을 말리고 삶아서 다시 말리고. 
그 먹색같은 아득하게 멀고 깊은 여백에 한 붓 한 붓  그려지는 恨.
분분하는 나비처럼 분분하는 꽃과 이파리들 처럼,  
켜켜히 쌓인 먹물같은 여백에 우리의 한도 쌓여가는 것이다. 그리하여 
나는 동호가 되기도 하고 송화가 되기도 하고 유봉이 되기도 하는 
그런 심정이 되는 것이다.
내가 그 뒤를 따라가고자 하는 근원적인 이유는 이러한 심정에서 부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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