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1일 일, 4월 1일 월요일의 경계에서.
'보름달이 하늘에 떠 있는 날'은,
의식을 치루어야 하는 날인 것 처럼 스스로 여겨져
내겐 늘 특별한 날이 되어 어떻게든 사연이 되어졌다.
그래서 이 즈음에 내 심중은 숨소리를 죽인채 기다린다.
31일 초저녁에서 밤까지, 그 곳의 하늘은 별이 가득했다.
담벽에 기대어 바라보는 유리창 속의 내부는 일말의 불빛도 없었다.
북두칠성과, 대나무 숲과, 멀리서 뿌옇게 보이던 붉은 불빛들, 간간히 들려오는 질주하는 차량들의 굉음,
그리고 작은 동물의 간헐적인 울음, 바람은 찹고, 한 시간 가량 부동의 자세로 앉아 있다가 그 곳으로부터 내 몸을 빼냈다.
캄캄한 어둠에서 울리는 기침소리, 마른 기침소리.
이것은 레미제라블.
오늘 밤, 내 눈에 달이 보이지 않는 것은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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