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삶의미각

돌아눕지 않고

uoooooc 2011. 12. 3. 09:05

창밖은 어슴푸레 밝아오고 빗소리는 여전히 가까웠다 멀어졌다 비몽사몽 들리는데.
너무나 선명한 꿈, 이런 것을 선몽이라고 하는지. 요며칠동안 요며칠 내리는 비처럼 꿈에 자꾸 보인다.
아침에 눈을 뜨면 오전까지는 기억이 되다가, 며칠 지난 지금은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저 꿈에 나왔었지, 그리고 갸우뚱.
오늘 새벽은 그 꿈을 잊지 않으려고 자면서도 안간힘을 썼나보다. 엎드려 자다가 돌아누우려는 순간 돌아눕지 않았다. 애련이지 않은가. 꿈을 망각할까봐 꿈에서도 돌아눕지 않다니.
업무 때문에 열어보지 못한 문자함을 열어보는데 부터 시작한다.  몇 통의 문자가 와 있었다. 다섯 정도. 일방적인 내용이다. 간다. 왔다. 몇 시간을 기다린 듯한데, 기다린다는 말도 없고 독촉한 내용도 없다. 기다리는 동안 어느 곳에서 사진을 찍고 있을 것이라 여겼다. 붉은 빛을 담은 굵은 나무 둥치가 전송되어있었다. 투명하고 붉은 기운을 내뿜는 굵은 나무, 그외에도 두 개 정도의 사물이 있었다. 어디 있다는건지?  답문자를 보내려다 말고, 숫자를 눌렀다. 숫자 11개 . 신호음이 들리는데, 마주오는 사람. 그 심정. 회색, 낯익은 뒷 모습이 한 순간 눈에 들어오고, 피차 별 말이 없이 그저 팔을 뻗어 손을 잡았다. 온기. 그런 채로 흙계단 아래로 가볍게 뛰어 내려  앞으로 마냥 걸어가는. 선명하기 짝이 없다.
기억의 조각들이 언뜻언뜻, 보였다가 사라졌다가, 머물렀다 갔다가 이러다가 아주 퇴색이 되어져서 나중에 기억도 안나겠지만.
시간이라는 것, 대여섯시간 정도는 소요되는 시간이다. 
 충만과 신뢰와 편안과 감정의 파문이 일지않는, 이상에 대한 완성을 경험한 것이다. 가끔 이런 꿈을 꾸고 나면 늘 좋은 일이 생기곤 한다. 설명할 수 없는 귀한 일이. 지금은 이것을 꿈이라고 하지만, 시간은 환영이라는 아인슈타인의 우주적 논리와 장자의 호접몽에 납득이 되려고하는 것이다.  
창문을 열지 않은 지금, 지붕에 쌓인 눈이 녹아 내리면서 툭툭 떨어지는 듯한 소리가 난다. 밤새 오던 비가 그치려나보다. 
비만 오면 꼭 문자를 보내는 예인이 있다. 비가와서 더욱 멋진 날이예요. 오세요. 나무 아래서 그림그리나요? 궁금해요 어디에 놓았는지 어떻게 생겼는지 사진찍어보내주세요.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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