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까라져 앉을 것 같은 날씨에
5월 2일 수요일 시계는 오후 한 시를 향한다.
츄파츕스의 막대같은 내 팔목을 보들보들하고 통통한 여인의 팔목에 얹고 건물 주위를 십여분 함께 걸었다.
바람이 너무 좋으므로 한 바퀴 돌자고 하신다.
이 분 아니면, 이 네모난 공간으로 바로 들어왔겠지.
노란 넥타이를 하고 감청색 양복을 입은 어르신이 이 쪽을 보았는지, 정중하게 인사를 하신다.
아침에 두 어른이 비질을 하며 정리한 이 곳에
툭툭 떨어지는 비닐봉지들이 일순간에 알록달록 나뒹글고 있다.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하다가, 실내로 들어와서 커피 한 잔을 타면서 창 밖을 바라본다.
아아, 나는 어쩜 이런 날씨에 이다지도 환장을 하는것인지.
온 몸에 휘감기는 찹찹한 공기, 그리고 바람.
하늘이 땅으로 금방 까라질 것 같다.
낮고 깊게 가라앉은 대기.
전조와 어떤 예감이 가득한 이런 날씨가 못견디겠어서 자꾸만 창 밖을 바라본다.
이런 날씨에 환장해 하는 사람들이 있으려나.
충만한 미소와 정신의 명료함과 신체의 경쾌함으로 내심 자꾸 행복한 신음을 하게 된다.
하고 싶은 것과 할 수 있는 것을 명확히 구분할 것.
하고 싶은 것은 지금 하고 있는 것을 발판으로 삼을 것.
하고 싶은것 하느라고, 현재 하고 있는것을 망치지 말 것.
가난하면 사랑이 창밖으로 달아난다고 한다.
아무리 사랑이 모든 것에 앞선다고 해도, 가난해서는 사랑이 유지 되기 어렵다.
가난하지 말 것. 가난해하지 말 것.
현재의 직을 충분히 수행하면서, 하고 싶은 것을 scale down 하고 수준을 정하고 할 것.
알았지?
그래...
혼자 있는 暗 동안에는 얼마나 이성을 잃었던가.
해가 뜨고 明에 들어와 있는 지금은, 까무라치게 흔들리던 심장을 쓰다듬는다.
이 시간, 다른 공간에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제를 돌아보면 나는 늘 부끄럽고 자책하고 반성을 하고 있다.
참으로 부끄러운 노릇.
분별력 없고 이성을 상실한 이 어리석음을 어떻게 하면 좋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