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삶의미각

사진을 찍으면서, 이런 저런

uoooooc 2012. 10. 16. 12:27

 

사진을 왜 찍습니까? 누가 묻는다면 전과 달리 요즘에는 잘 모르겠어요입니다.

사진을 오래 찍은 분들께 물어보고 싶습니다. 당신들은 사진을 왜 찍나요? 그저 좋아서요라고 할 경우, 그저 좋음이란 어떤건가요?

삶이 따로 있고 예술이 따로 있고 사진이 따로 있음을 별개로 생각하고 싶지 않습니다.

진짜 시인詩人이라면 그 사람의 삶 자체가 시詩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사진에게도 그런 심정입니다.

사진 한 장의 감感, 사진 한 장면의 예술성, 한 장의 사진이 주는 힘. 가슴이 떨리잖습니까?

 

사진의 힘은 작위적인 조형미나 구도가 아니라 선택되어지는 소재와 주제에서 나오지 않을까요.

피사체를 선택하는 사람의 눈과 가슴을 통痛하고 여과하고, 그리하여 표현되어지는 사물과 현상에 대한 이야기.

아무리 뛰어난 조형미를 가진 사진도 스토리가 강한 사진의 힘을 넘어설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표현에 있어서 잘함과 좋음 중에 나는 후자를 택합니다. 물론 두 가지를 다 만족하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만

잘함과 좋음의 두가지를 다 갖춘 완벽함보다는

장비와 기교의 부족함이 있더라도 여백을 마련해 주는 쪽을요.

물리적인 형식이나 인위적인 조형미에 사람의 본질을 잃어버리지 않기를 바라면서.

 

어제는 사진에 관하여 이런 저런 생각을 하였습니다.

내게 사진의 효용성은 무엇일까.

나는 왜 사진을 찍을까.

사진가가 아니면서 사진을 찍기 위해 시간을 내어 돌아다녀야할까.

내가 애초에 사진기를 가지고 찍었던 사물들과

어떤 계기가 있어 그전과는 색다른 관점으로 사진을 생각하게 된 것. 그리고 어떤 계기가 달라질 수 있음을요.

오늘따라 마음이 산만합니다. 정신이 산만하다기 보다 마음이 산만하군요.

 

혼자 바쁩니다. 내 바쁨은 내 주변의 사람들과는 좀 다른 바쁨입니다.

오전 내도록 커피 한 잔을 여유있게 마실 짬이 나지 않았고

생각이 얼마나 많은지, 해결해야할 일이 얼마나 많은지.

출근하면서 보게 된, 인이 두고 간 제과점 봉투가 생각납니다.

나를 위해 사 온 것을, 맛있게 먹어 주지 못했음을 오늘 아침에사 깨달았고.

지금까지 그리고 이번 주 내도록 그가 감당할 결과와 해야 할 일을,

곰곰 생각해봅니다.

나는 그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나를. 

 

지난 주 금요일에 해지를 위해 대구를 방문한 결과, 오늘 오후 두시에 입금이 되어진다는데

잘하고 있는건지, 현명하게 판단하기가 어렵습니다.

과정이 어려운 것은 괜찮습니다. 그러나 결과가 난해하군요.

 

두서없군요. 하루 종일 이 곳의 계단을 오르내리듯, 글 줄도 위 아래를 오르락 내리락 합니다.

매 시간마다 온갖 소음 속에서 본업에 충실해야함과 내일이 오기 전에 꼭 마무리해야 할 이것 저것들.

오늘은 몇 분만에 결정을 해야만하는 내가 잘 모르는 변액과 펀드와 보험과 해약과 실효와

휴대폰 속에서 쟁쟁거리는 상담원들의 음성들. 판단하여 결정하기 어려웠습니다.

이랬다 저랬다를 반복하며 신경줄이 예민해지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동시다발로 무조건 써대는, 이렇게 자판을 두들겨대는 것도 괜찮군요. 객기입니다. 혹은 광적 난리.

문득 이런 류의 객기는 무거워보이지 않고 알아보기 힘든 광란지경의 일종이 아닐까요.

통증 중 가장 가벼운 통증은 가려움이라고 합니다. 사람들은 가벼운 통증을 가렵다고 말합니다.

똑 같이 물렸는데도 말입니다, 강아지가 문 거와 모기가 문 거. 전자는 고통이고 후자는 가려움.

잊고 싶습니다. 시간의 여기저기마다 자판을 두드려대다보면 통증에 무디어질거 같아요

 

눈을 들어 바라보이는 책상 위에는, 포상리에서 얻어 온 감이 홍시로 되어가고 있습니다. 

/

 

 

시간 참 잘 간다.

그 분은 손수 장만하신 김치를 주신다고 하셨는데. 전에 먹었던 김치 빛깔이 곱고 선명했던 기억이 난다. 

냉장고에 보관해 두셨다지. 볶음 멸치를 주신다고. 또 뭐를 주신다고 했더라? 파김치?

지난 주에는 그 곳의 호박과 감과 매실 액기스를 주시더니, 또 오라고 하신다. 고맙습니다.

오늘 오후 7시에 서울에서 문학인의 모임이 있다고 했는데, 참석 불가함을 어제 문자로 알려드렸고.

5시까지 약속한 시내 방문, 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