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삶의미각

일년만에

uoooooc 2014. 9. 21.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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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종일 비가 왔었는데, 비 그친 오후에 동네 뒷산으로 올라갔습니다.

일년만에 그 곳을 찾은 나는 모자를 푹 눌러쓰고

땅거미가 내려앉는 전경을 바라보며 이 곳 저곳을 걸었습니다.

많은 생각과 회한들.

바라보이는 호수에도 어둠이 내려앉았습니다.

눈을 들면 우뚝 서 있는 '빛과 어둠'의 실루엣들.

우걱우걱 숲을 씹어대며 들려오는 바람소리.

'나는 왜 그토록 귀담아 듣지 않았을까.'

존재의 부재에, 호수 아래 잠긴 검은 물그림자를 물끄러미 봅니다.

타라에 선 스칼렛에게 들리던 환청같던 음성처럼, 끊임없이 들려오는 목소리.

'그러면 넌 나없이 살 수 있더냐.'

지나간 시간과 공간에서의 기억이 어제처럼 선명합니다.

가고, 이제는 오지 않는 날들이 무상합니다.

존재의 깊이를 재기 위해 바다의 피속으로 뛰어들었다는 소금인형도 못된 채

물막의 그림자가되어 노상 어지럼증에 시달립니다.